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부터 장례식까지: 겸손과 사랑의 여정
2025년 4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인류의 마음을 울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검소하고 소탈했던 교황의 삶만큼이나, 그의 마지막 길 역시 겸손과 사랑, 그리고 공동체의 기도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바티칸에서 거행되는 장례식까지의 여정을 정리해봅니다.

검소함을 지킨 마지막 길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21일 오전 7시 35분,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선종하셨습니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패럴 추기경이 공식적으로 선종을 발표하며, “교황님은 전 생애를 하느님과 교회를 위한 봉사에 바치셨고,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보편적 사랑을 실천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교황의 유언은 마지막까지 ‘소박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내 유해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안장되길 청합니다. 무덤은 흙 속에 만들고, 특별한 장식 없이 소박하게, 묘비명은 그저 ‘프란치스코(Franciscus)’라고만 써주십시오”라고 남겼습니다.

조문과 애도의 시간
선종 직후부터 바티칸에는 전 세계 신자들과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교황의 시신은 붉은 제의와 교황관을 착용한 채, 장식 없는 한 겹짜리 목관에 안치되었습니다. 이는 과거 교황들이 삼중관(삼나무, 아연, 참나무)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장례 절차를 간소화한 모습이었습니다.
조문은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진행됐고, 25만 명에 달하는 신자와 시민들이 교황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조문 행렬은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관 봉인 예식이 거행되며 세상이 교황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장례 미사
2025년 4월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엄수됩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25만 명의 신자와 각국 정상, 이민자·난민 대표 등이 함께하며,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를 맡습니다.
장례 미사는 「교황 장례 예식서」에 따라 진행되며, 관 위에는 성경과 교황의 재위 기간 주조된 동전, 메달,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문서가 봉인되어 올려집니다. 말씀의 전례, 강론, 성찬례(영성체), 마지막 고별식이 이어지고, 교황이 생전 사랑했던 이민자와 난민 대표들도 함께합니다.
마지막 여정,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장례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의 관은 시민들의 배웅 속에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까지 약 6km의 길을 따라 운구됩니다. 베네치아 광장, 콜로세움 등 로마의 상징적 장소를 지나며, 많은 이들이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천천히 이동합니다.
교황이 안치될 무덤은 소박하고 단순하며, 그의 이름 ‘프란치스코’만이 새겨질 예정입니다.
9일간의 애도와 새로운 시작
오늘 장례 미사를 시작으로, 9일간의 공식 애도 기간이 이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바티칸 곳곳에서는 추모 미사와 기도회가 계속됩니다. 전 세계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 가르침을 기억하며, 새로운 교황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길은 그가 평생 실천해온 사랑, 겸손, 연대의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바티칸에서 울려 퍼질 기도와 노래, 그리고 시민들의 눈물 속에서, 교황의 따뜻한 미소와 메시지가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나는 상처 입고 더럽혀진 교회를 원한다.”
(‘거리로 나아가는 교회’를 강조하며)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
(사제들에게 현장과 이웃에 다가가라고 권고하며)
“자비는 약함이 아니라 강함의 표시입니다. 사랑은 위에서부터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고 함께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인류의 연대와 상호의존을 강조하며)
“하느님의 자비는 모든 죄보다 더 큽니다.”
“지구는 자원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의 집’입니다.”
(생태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는 큰 죄인입니다. 하느님이 고통 속에 보여주신 자비와 인내를 믿습니다.”
(교황 선출을 받아들이며)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없고,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끌어안는 것이 교황이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하느님은 결코 용서하는 데 피곤해하지 않으십니다. 용서를 구하는 데 피곤해하는 것은 바로 우리입니다”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연민과 위로의 메시지 )

오늘 바티칸에서 울려 퍼진 기도와 눈물, 그리고 전 세계 신자들의 애도 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어질 것입니다.
그의 가르침과 사랑을 마음에 새기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